세상은 작다.
크다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, 지금도 팽창하고 있어서 전체 면적을 알 수 없다는 우주 속에서 많고많은 은하들, 그 중에서 고작 한 은하일 뿐인 '우리 은하' 에서도 한귀퉁이에 있다는 태양계를 이루는 13개의 별 중 하나의 위치밖에 안 되는 지구 안애서 아웅다웅하는 게 작은 세상 아니면 뭘까.
이 작은 세상 안에서, 더 작은 시야를 가지고 인간은 살아간다.
인종, 나이, 성별, 국가, 재산, 직업, 취미, 특기.......
이러한 조건들이 뭉치고 모여서 하나의 '사람'을 만들게 마련이니 결국 사람이 바라보는 그것은 그 사람을 이루는 조건에 좌우되는 게 당연하지 않겠나.
그러지 말라고 먼 옛날 조상은 "우물 안 개구리"라는 속담도 만들었지만, 속담이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작은 시야를 가지고 살았음을 인정하는 게 아니겠는가.
내가 한 발을 딛고 있는, 에셈이라는 이름의 세계 또한 그건 마찬가지겠지.
내 경우는 개인적인 이유로 상대를 비하하는 욕설 사용을 싫어한다.
하지만 세상은 욕설을 좋아하는지, 요즘은 길거리를 가다가도 흔히 듣는게 욕설 되시겠다.
옛날식으로 볼 때 욕설과 가장 거리가 멀듯한 초등학생이 '초딩' 타이틀을 획득할 때 1등공신 정도는 아니더라도 혁혁한 공을 세운 게 욕설 아니던가.
이러다 보니, 나같이 욕 싫어하는 사람은 어디 발디딜 곳이 딱히 없다.
더군다나 내가 한 발을 담근 이 작은 세계에서. 멜돔들은 펨섭에게 말하면서 말에 비속어와 욕설을 기본으로 탑재한다.
이제는 '펨섭=욕설'의 공식이라도 생겼는지 처음 작업을 거는(?) 멜돔 중 꽤 많은 수가 처음 보는 펨섭에게도 욕설로 떡칠한 작업멘트를 날리니, 요즘 한창 인기를 끄는 <추노>의 대사 한토막을 빌려 말하면 "이게 말인지 당나귄지" 싶을 정도.
남이 욕설로 펨들을 꼬시건 작살나건 내 알 바 아니다.
난 내 하고싶은 대로 그냥 맘 편히 살면 그만이지.
남자란, 특히 누군가가 '의지할 대상'으로 삼을 돔이라면 자기 생각을 밀어붙일 뚝심과 끈기정도는 있어야지 않겠는가?